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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 운세(전북 남원시보건소 고성희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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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자 보건간호사회
  • 작성일 26-06-26 14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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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월에 올해 운세를 보러 갔다.

~ 올해도 좋지 않아. 그래도 작년보다는 나아.”

내가 이 말을 들으려고 돈 들여 시간 들여 여기까지 왔나 싶었다.

나는 무슨 말이 듣고 싶어서 거길 갔을까?

맞든지 안 맞든지 괜찮아요, 앞으로는 모든 일이 잘 풀릴거에요라는 말이 듣고 싶었나?

안 보는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그러면 나는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본다.

나쁜게 더 나쁘게 되지 않게 만들어볼까?

그래서 나는 올해 내가 싫어했던 일들을 하나씩 꺼내어 시작해 보기로 했다.

 

나는 뭘 싫어하지?

 

일단 중2부터 포기했던 영어를 꺼내본다. 정말 오래 묵혀서 곰팡내가 덕지덕지 묻어있는 것을 양지쪽으로 꺼내어 펼쳤다. 어디서부터 시작하나 고민했는데 마침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화상영어가 있어 신청했다. 첫 시작부터 난관이다. 레벨테스트를 하는데 선생님은 영어로 말하고 나는 우리말로 답하고. 측정불가가 나와서 탈락하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였다. 결과는 Low beginner. 그래도 시작은 할 수 있었다. 매주 3일동안 20분씩 말하는건데 한 달은 정말 내가 이걸 왜 했나 싶었다.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,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는 더 모르겠다. 그런데 두 달째인 지금은 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지껄여본다. 드디어 영어라는 세상에 옹알이를 시작한 것이다. 50살이 되어서 시작한 옹알이. 나쁘지 않다. 말을 하려면 이 옹알이가 먼저 시작되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두려웠다. 내 모자람을 들키는 것 같아서. 좋아 시작이 반이니 나머지 반만 채우면 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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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난 무엇을 싫어하지?

 

달리기. 그 숨이 턱까지 차는 그 느낌이 싫다. 작년 마라톤대회 의료지원을 나가서 수많은 러너들을 보면서 왜 되돌아올 걸 뛰는 거야 싶었다.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무작정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. 천천히 뛴다. 빨리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뛴다. 나에게 걷는 것과 뛰는 것의 차이는 나의 몸이 좀 중력에 반하는 수직운동을 조금 하는 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. 한발 한발 뛸 때 나의 몸이 조금씩 지구에서 떨어지는 느낌. 나쁘지 않다. 좋고 싫음으로 갈리던 내 취향이 다양해진다. 순간 아! 좋지 않아의 표현이 나쁘다는 표현이 아닐 수 있구나를 깨닫는다.

 

나는 지금 나쁘다와 좋다의 그 어디쯤을 살아가고 있다.

나쁜 것은 덜 나쁜 쪽으로 한걸음, 덜 좋은 것은 좋은 쪽으로 한걸음.

올해 운세는 나쁜게 아니라 덜 좋은 것일 뿐이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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